진규수 썸네일형 리스트형 4월 4일 4월 4일. 토요일. AM 07:00 상계동에서 훈이와 함께 용미리로 출발. 무엇을 사가야할까 고민하다가 담배로 결정. 무슨 담배를 살까하다가 레종으로 결정. 이번 길을 위해 네비게이션까지 구입한 허훈. 초행길에다가 처음으로 고속도로를 타는 쌩초보운전자를 위해 조수석에서 시체놀이하며 운전자를 위한 배려아닌 배려를.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달려가서 도착하긴 했지만 목적지를 잘못설정하는 바람에 구불구불 산길을 타고 산을 넘다가 겨우 찾은 규수가 묻힌 곳. 사간 레종을 뜯고 담배불을 붙혀 올려놓고 나도 담배를 물고나니 자연스레 나온 한마디. " 야 씨발 살아있을때는 담배 한 번 같이 못펴보다가 죽고나니까 같이 피네. 뭐이래썅" 담배가 혼자서 다 태워질 동안 허훈과 옛날얘기를 주절거리다가 이상하게 눈이 시려오길래 .. 더보기 잘가. 진규수 규수야. 아까 어처구니 없는 전화를 받았다. 너 백혈병으로 세상떴다고. 듣는 순간 이걸 씨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이 안잡히더라. 고등학교. 종로학원서 재수생활. 짧다면 짧은 시간을 공유했던 친구였는데 그 이후로 간간이 들려오던 소식마저 끊어질만큼 우리가 겹친 생활이 옅어졌을 무렵 강력한 한방으로 제대로 날려주는구나. 흑인틱한 두꺼운 입술때문에 난 널 뉴욕닉스 센터였던 패트릭 유잉같은 새끼라 놀렸고 너는 그 무렵 가당치도 않은 힙합이랍시고 통이 넓은, 거의 개량한복같은 청바지를 입고 다니면서 바닥을 쓸었었다. 벽에 높이 설치된 가스 파이프에 종이를 구겨서 집어넣는 파이프 농구에서는 실제로 유잉같은 괴력을 가끔 발휘했었고, 언제부턴가 시현이만 보면 반사적으로 달려들곤 했었다. 종종 어처구니 없는 말과 행..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