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2 15:28 murmur
총각이 쓰는 어느 음식물 처리기 이야기
난 총각이다. 나이 서른둘에 아직 장가갈 생각이 없어서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
우리 엄니. 상당히 부지런한 분이시다. 쉴새없이 움직이시고 닦고 쓸기에 인생을 거의 바치신듯 하다.
하지만 이런 부지런한 우리 엄니도 싫어하시는게 단 한가지 있다.
바로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것.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닭)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닭)
옆에서 살펴본 엄니의 음식물 처리 프로세스는 이러했다.
1. 설거지를 하신다.
2. 음식물을 따로 모아놓는다.
3. 고무장갑을 끼고 음식물을 양손으로 이익~소리를 내시며 쥐어짜신다.
4. 비닐 봉지에 담는다.
5. 비닐 봉지를 통에 담는다.
6. 다음 식사시간이 끝나면 비닐 봉지를 열어 쥐어 짠 음식물을 넣는다.
7. 날파리를 손으로 휘저어 내쫓는다.
8. 비닐 봉지가 다차면 갖다 버릴 채비를 하신다.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9. 국물이 흐른다. 비닐봉지를 두개로 싸신다.
10.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시며 행여 냄새가 다른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줄까봐 노심초사하신다.
11. 아파트앞 음식물 쓰레기 통으로 간다.
12. 되도록이면 닿는 면적을 줄이시려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통뚜껑을 연다.
13. 다른 손을 안썼으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다른 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봉지를 잡고 통에 쏟아붓는다.
14. 통이 거의 차있을 경우 국물이 튄다. 깜짝 놀라신다.
15. 양손을 들고 팔꿈치로 엘리베이터 오름 버튼을 누른다.
16. 올라와서 손을 씻고 나한테 말씀하신다. "내일은 너나 니 애비가 버려라"
2. 음식물을 따로 모아놓는다.
3. 고무장갑을 끼고 음식물을 양손으로 이익~소리를 내시며 쥐어짜신다.
4. 비닐 봉지에 담는다.
5. 비닐 봉지를 통에 담는다.
6. 다음 식사시간이 끝나면 비닐 봉지를 열어 쥐어 짠 음식물을 넣는다.
7. 날파리를 손으로 휘저어 내쫓는다.
8. 비닐 봉지가 다차면 갖다 버릴 채비를 하신다.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9. 국물이 흐른다. 비닐봉지를 두개로 싸신다.
10.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시며 행여 냄새가 다른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줄까봐 노심초사하신다.
11. 아파트앞 음식물 쓰레기 통으로 간다.
12. 되도록이면 닿는 면적을 줄이시려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통뚜껑을 연다.
13. 다른 손을 안썼으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다른 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봉지를 잡고 통에 쏟아붓는다.
14. 통이 거의 차있을 경우 국물이 튄다. 깜짝 놀라신다.
15. 양손을 들고 팔꿈치로 엘리베이터 오름 버튼을 누른다.
16. 올라와서 손을 씻고 나한테 말씀하신다. "내일은 너나 니 애비가 버려라"
아...이 뭐하는 짓이냐. 이 프로세스는 엄니한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아들인 관계로 수없이 많은 음식물을 갖다 버려야 했고, 위와 같은 프로세스는 나에게도 해당되었다. 한가지를 빼자면 날파리는 날 공격하지 않으므로 쫓지 않는다는 점 정도랄까. 나야 그렇다고 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주부들과 어머님들께 심심찮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 고생 많으십니다들.
하지만 근 두달전부터 이러한 프로세스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우리집뿐만이 아니라 우리 이모들, 고모님들 모두. 하여간 우리 핏줄들은 거의 위와같은 과정을 잊어버리고 있는 중이다.
바로 이놈이 다 바꿔버렸다.
(따로 사진을 찍지 않아 부득이하게 퍼왔음)
2008년이었나. 당신 신문기사에 이런 내용이 실렸었다. 신혼부부 혼수품목 1위가 음식물 처리기라고. 의외로 음식물을 처리하는데 짜증을 내고 있으면서도 음식물 처리기에 대한 구입욕구를 못느끼고 있었으나, 이 신문기사가 구매욕구에 불을 확 당겼다. 하지만 연이어 SBS 불만제로에서 터뜨린 내용은 충격이었었다. 전기세 얼마밖에 안나온다고 뽐뿌질하던 광고내용들은 거의 모두가 쌩구라였고, 냄새는 냄새대로 나서 코를 틀어막고 지낼 지경이라니 아 이 얄팍한 상술들 어찌할 것이냐. 맘에 안들었다. 그래서 저 위에 프로세스는 계속 반복되었다.
그러던중.
결혼한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보았던 저 기계는 꽤나 신선함을 안겨주었다. 동아이지텍이라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업체에서 싱크대 일체형이라고 광고하고 있는 저 기계는 컴퓨터같이 생긴것이 음식물을 다 먹어치워서 배출하면 이런 모양으로 나온다.
봉지에 담긴 저 양이 거진 10일동안 쌓인 양이다. 저게 흙이지 음식물이냐.
일단 저 기계를 보는 순간 우리 엄니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서 렌탈로 신청하고 설치완료. 그리고 우리 엄니의 음식물 처리 프로세스는 이렇게 바뀌었다.
1. 설거지를 하신다.
2. 물과 함께 음식물을 그냥 개수구로 쏟아 밀어 넣는다. (손대지 않아도 된다. 밀어넣는 도구가 있다)
3. 밀어 넣는 도구를 기계와 센서가 연결된 싱크대 상판 귀퉁이에 대고 터치한다.
4. 기계는 알아서 음식물을 갈아먹고 물은 하수구로, 갈린 음식물은 밑에 통으로 떨어뜨린다.
5. 2분정도 있다가 멈춘 기계는 지가 알아서 음식물을 건조시킨다.
6. 엄니는 터치가 끝난다음 오디를 갈아 드신다.
7. 끝
2. 물과 함께 음식물을 그냥 개수구로 쏟아 밀어 넣는다. (손대지 않아도 된다. 밀어넣는 도구가 있다)
3. 밀어 넣는 도구를 기계와 센서가 연결된 싱크대 상판 귀퉁이에 대고 터치한다.
4. 기계는 알아서 음식물을 갈아먹고 물은 하수구로, 갈린 음식물은 밑에 통으로 떨어뜨린다.
5. 2분정도 있다가 멈춘 기계는 지가 알아서 음식물을 건조시킨다.
6. 엄니는 터치가 끝난다음 오디를 갈아 드신다.
7. 끝
기계에 대해 설명도 곁들이느라 6번까지 갔는데 실제로는 3번이 끝이다. 그리고 기계 밑부분에 들어있는 통이 꽉 차면 갖다 버리는데, 두달 동안 다섯번 갖다 버렸다. 쓰레기 국물? 그딴거 없다. 싸그리 건조되어있다.
이 업체에서 특히 장점으로 내세우는게 "빠른건조? 그딴거 필요없다. 우리는 자연풍을 이용해서 바닷가에서 황태말리듯 천천히 건조시킨다" 이다. 건조 빠르게 하면 건조되는 족족 갖다 버리시게? 맞는말이다. 최대한 적게 갖다 버리는게 장땡이다. 열을 이용해서 빨리 건조시키면 전기세만 많이 들지. 일단 설거지하면서 그냥 음식물 나오는거 싱크대에 쑤셔넣고 터치한번이면 끝이다. 그리고 한달에 두세번만 갖다버린다. 그리고 냄새도 건조되면서 전부 하수구로 배출시킨다. 음식물 냄새뿐아니라 싱크대안에 꿉꿉하고 퀴퀴한 냄새도 전부 싸잡아 배출시킨다. 우리집 싱크대 밑에서 나던 뭐라 표현하기 힘들었던 냄새들 전부 없어졌다.
그뿐이 아니다. 24시간 365일 계속 켜놓고 살아야 하는데도, 지난달 우리집 전기세? 3만6천원 나왔다. 평소에 내가 야동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3만2-4천원 나온다. 이번 달에 에어컨을 좀 틀어놔서 좀 더 나왔는데, 저놈의 기계는 음식물만 먹지 전기는 안먹는것 같다. 신기한 일이다.
이 기계를 쓰고 있는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전기세? 냄새? 건조된 음식물? 다 좋다. 정말 맘에 든다. 하지만 한가지, 아무래도 가격이다. 소비자가격 88만원이면 부담되는게 사실이다. 나는 그가격이 조금 걸려서 렌탈로 신청했고 한달에 3만2천원을 내고 있다. 하지만 싸고 이쁘다는 이유로 싱크대위에 올려놓고 음식물짜서 옮기고 전기세 많이 내느니 장기적으로 보면 이 편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암튼 할줄 아는 음식이라고는 라면과 계란후라이밖에 없는 총각이 음식물처리기 한놈에 맛탱이가 가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는데, 일단 한번 써보시라. 그 편리함이 당신의 가정을 쾌적하게 만들어줄테니.
공식 홈페이지 : http://www.egstore.co.kr
전화번호 : 031-961-9901
'murmur'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총각이 쓰는 어느 음식물 처리기 이야기 (1) | 2010/07/22 |
|---|---|
| 나에게 약간은 억울한 아이폰 (8) | 2010/03/26 |
| Sony MDR-EX77SL 사용기 (0) | 2010/01/13 |
| 담배피우는 여성들에게 말한다 (5) | 2009/12/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