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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mur

나에게 약간은 억울한 아이폰





아이폰을 구입한지 대략 일주일이 되어간다. 작년 말인가 KT에서 예판할때부터 잠꼬대로도 아이폰...아이폰...하며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었다. 주변사람들 살살 꼬드겨서 아이폰을 구매하게 만들고 남의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며 폰주인에게 "이건 너만의 폰이아니다..." 라고 중얼거렸다. 더욱이 그들의 탈옥(jail breaking)은 내 몫이었으며, 남의 아이폰을 탈옥하면서 일종의 대리만족까지 느끼는 변태적 성향까지 지니게 되었다. 도아님의 블로그나 AppShopper.com 을 들락거리며 그날의 무료 어플들을 소중하게 모으는게 내 일과중 하나였다. 이 모든게 예전에 쓰고 있던 뷰티폰 2년 약정의 힘이자 부작용이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내 신이 굽어 살피셨는지 뷰티폰은 사랑스럽게도 운명하셨고 울며 맛있게 겨자먹기식으로 아이폰을 구매했다. 마침내!! 말이다.






하지만 모든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진 않는법. 돈주고 받아야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크랙된 파일로 쓸수있는것도 나름 탈옥폰의 장점이겠지만, 그것은 일말의 양심상 제쳐두고, 마음대로 테마를 바꿀 수 있다는것이 바로 나에게는 아이폰을 탈옥하는 이유였었다. 미리 확인하지 않았던 나의 불찰이었는지 내 아이폰의 버전은 3.1.3의 견고한 상태로 출고된 놈이었고, 나는 순결한 아이폰을 쓰고 있다. 내 주변에 있는 아이폰 유저들. 즉 나의 대리만족을 위한 희생자들은 내 손을 거쳐 탈옥되어 좀 더 자유스러운 아이폰을 쓰고 있는데, 나는 너무도 깨끗하고 우윳빛깔에 순백색, 때묻지 않은 그런...(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이폰을...쓰고있다.


내 불찰이 컸다. 미리 버전을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이었다. 주변사람들은 좌절하는 나를 보며 지들의 아이폰을 내밀었다. "이걸로라도 만족해.."  때리고 싶었다.


그들과의 만남을 자제한채로 순결한 아이폰을 사용한지 일주일째. 이젠 탈옥폰을 쓰는 맛보다 스마트폰 고유의 기능에 충실한 내 순결한 아이폰도 꽤 맘에 든다. 은행어플이며, 주식거래 어플이며, 쓰는 맛이 쏠쏠하다. 아직까지 게임이라고는 라이트버전들만 깔짝대고 있지만 어차피 핸드폰으로 게임은 화장실에서 말고는 필요없다. 서울버스 어플도 잘 쓰고 있고,  ikorway 어플은 아니지만 나름 jihachul 어플도 편리하다.



비록 본래의 부푼 꿈과는 달리 지나치게 순결한 내 아이폰. 나에게 약간은 억울한 아이폰이지만 탈옥폰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만 만나지 않는다면 많이 이뻐할 것 같다...(고 믿고 싶다)




프로도 이생퀴야...형이 삼겹살 한근 사줄께...어서 만들어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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