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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ny

지하철에 쓰러진 취객이 있을때는 신고합시다.

  금요일 저녁 아리따운 여자친구님과 신촌에서 데이트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들어오는 길이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4호선을 타다보니 아무래도 놀토전날이라 술이 얼큰히 취한 취객들이 꽤 있었지요. 자리가 없어서 손잡이를 붙들고 둘이 서있었는데 옆쪽바닥에 늘어진 발이 보였습니다. 깜딱 놀라 살펴보니 어느분께서 편안해 보이는 자세로 바닥에 엎어져 누워계시더라구요. 정상적인 반응이라면 당장 달려가 의식이 있는지의 여부부터 확인했어야 했겠지만, 저희가 지하철에 타기전부터 누워계셨었고, 만약에 갑자기 몸에 이상이 와서 갑자기 쓰러지신 거라면 주위사람들이 도왔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마도 술기운을 못이겨 바닥에 엎어져 잠이 든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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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120 by kiyong2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이때 아리따운 여친님께서 말씀하시길, "저분 도와드려야겠는데? 객차번호가 출입문에 적혀있으니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보도록 하세"  솔직히 지하철 취객을 도와준 적은 없었기때문에 오, 그런방법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자신이 탄 지하철에 긴급상황이 발생했을때 연락하는 곳 : 02-2027-7323


  출입문에 보시면 위의 전화번호와 자신이 탄 차량 해당칸의 번호가 적혀있습니다.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여보세요, 차량번호 XXXX번인데 이칸에 쓰러지신 분이 있습니다. 취객같아요"
"지금 동대문 지나셨죠?"
"네 이제 혜화 들어갑니다."
"알겠습니다. 역직원이 기다릴겁니다."



  혜화역에서는 직원들이 보이지 않았고 다음역인 한성대입구역에 들어서니 공익청년들이 플랫폼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문이 열리자 공익청년들은 바닥에 엎어져계시던 분을 질질끌고 밖으로 모셔나갔고, 창문을 통해서 보니 그분은 밖에 나가자마자 벌떡 일어서시더군요. 당황했습니다. 설마 그분, 술기운에 실수로 쓰러지긴 하셨는데 다시 일어나기 창피해서 그 상태를 유지하셨던걸까요? 아무튼 바닥에 쓰러진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던 그 분은 그렇게 구출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인데 솔직히 그분이 그냥 술취한 취객이 맞다면 좋겠습니다. 술에서 깨면 별일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쓰러진채였다면 양심의 가책을 많이 받을것 같습니다. 확인이라도 해볼껄..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부디 지하철안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을 발견하실 경우, 위의 전화번호로 신고하셔서 역무원의 도움을 받는게 가장 좋을듯 합니다.